무라카미 하루키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당신이 써 내려간 문장 덕분에, 나만의 작은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언젠가 당신과 마주 앉아 그 시작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만한 인격과 공정한 시야를 지녔다고 하기는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p.9
‘소설가란 불필요한 것을 일부로 필요로 하는 인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p.23
epiphany – 어느 날 돌연 뭔가가 눈앞에 쓱 나타나고 그것에 의해 모든 일의 양상이 확 바뀐다 라는 느낌입니다.
p.46
나는 너무 개인적인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인간속에는 나 자신의 고유한 비전이 있고 거기에 형태를 부여해나가는 고유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삶의 방식에서부터 개인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p.78
납득할 만한 작품을 하나라도 더 많이 쌓아 올려 의미 있는 몸집을 만들고 자기 나름의 작품계열을 입체적으로 구축하는 것
p.100
내가 하고싶은 것을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나가자고 처음부터 마음을 정했습니다.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해나가면 될 것이고 내쪽은 내쪽대로 해나가면 된다.
…표현자의 말단으로서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최소한의 자유라고 생각
p.104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쓸고 싶지 않을 때… 쓰지 않기 때문
p.110
아주 심플한 표현이지만 이것이 오리지낼리티의 정의로서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p.113
아무튼 닥치는 대로 읽을 것. 조금이라도 많은 이야기에 내 몸을 통과시킬 것. 수많은 뛰어난 문장을 만날 것. 때로는 뛰어나지 않은 문장을 만날 것.
p.119
뭐 세상은 그렇다 치고, 어떻든 소설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할 일은 재빠른 결론을 추출하는 게 아니라 재료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축적해나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p.122
상상력이란 그야말로 맥락 없는 단편적인 기억의 조합combination을 말합니다. 단어의 의미상으로는 좀 모순된 표현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유효하게 조합된 맥락 없는 기억’은 그 자체의 직관을 갖고 예견성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스토리의 올바른 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p.126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측면을 마치 촘촘한 그물망으로 미묘한 그림자를 길어 올리듯이 그대로 쓱쓱 형상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p.145
장편소설은 말 그대로 ‘긴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석구석까지 나사를 팽팽히 조여버리면 독자는 숨이 막힙니다. 군데군데 문장을 헐렁하게 풀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p.153
공장 등에서의 제작 과정에, 혹은 건축 현장에 ‘양생’이라는 단계가 있습니다. 제품이나 소재를 ‘재워둔다’는 것입니다. 그냥 가만히 놔두면서 바람을 쐬게 한다, 혹은 내부가 단단히 굳도록 한다는 것이지요.
p.154
작가의 본능이나 직감은 논리성이 아니라 결심에 의해 좀 더 유효하게 이끌려 나옵니다. 숲을 몽둥이로 두드려 안에 숨은 새를 날아오르게 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어떤 몽둥이로 두드리든, 어떤 식으로 두드리든, 그 결과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아무튼 새를 날아오르게 하면 그걸로 좋은 것입니다. 새들의 움직임의 역동성이 고정되어가던 시야를 뒤흔듭니다.
p.162
온천물… 지이잉…
‘시간에 의해 쟁취해낸 것은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는 믿음
…시간을 소중하게, 신중하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은 곧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p.167
‘시간과 밀물 썰물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쪽에서 기다릴 생각이 없다면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이쪽을 스케줄을 적극적으로, 의도적으로 설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수동적이 아니라 내쪽에서 적극적으로 도전해가는 것입니다.
p.169
자신의 ‘실감’을 믿기로 하십시다.
p.171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라는 것
p.187
행운이란 무료 입장권
p.197
어린아이들은 갱도의 카나리아처럼 그런 탁한 공기를 가장 먼저,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도망칠 곳이 부족한 사회
p.223
개인 회복 공간
내 주위의 상황을 둘러보고 그곳에 있는 부자연스러움이나 모순이나 기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을 정면으로 따지고 들어갔다면 아마 막다른 곳에 내몰려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샅샅이 읽으면서 시야가 어느정도 내추럴하게 ‘상대회’된 것도 십대의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묘사된 온갖 다양한 감정을 거의 나 자신의 것으로서 체험하고, 상상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온갖 신기한 풍경을 바라보고 온갖 언어를 내 몸속에 통과시키는 것으로 내 시점은 얼마간 복합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즉, 현재 내가 서있는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다른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모습까지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아무래도 세계가 부글부글 끓어서 바짝 졸아듭니다.
온몸이 긴장하고 발걸음이 무거워져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나 자신망의 별도의 제도를 멋지게 확보
…개인으로서의 삶의 방식
p.226
지금 이곳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바라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 다양한 사이즈의 내 것이 아닌 구두에 발을 밀어 넣고, 그것으로 지금 이곳에 있는 나 자신을 종합적으로 검증해보는 것
p.256
자신을 상대화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지금 존재하는 것과는 다른 형식에 끼워 맞추는 것을 통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다양한 모순이나 뒤틀림, 일그러짐 등을 해소해나간다는 것입니다.
p.260
최소한 나 자신이라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
p.270
텍스트라는 것은 하나의 총체, whole, 블랙박스입니다.
…한덩어리의 텍스트로서 기능
…텍스트의 역할은 각각의 독자에게 저작
…독자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풀어서 저작
p.320
자신을 수동 태세
…자신을 죽이고
…상대의 본모습을 조금이라도 자연스럽게, 이른바 텍스트로서, 있는 그대로 흡수
p.322
이야기-스토리라는 것은 인간의 영혼 밑바닥에 있는 것
…근간에서부터 서로 이어줍니다
p.326

무라카미 하루키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당신이 써 내려간 문장 덕분에, 나만의 작은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언젠가 당신과 마주 앉아 그 시작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만한 인격과 공정한 시야를 지녔다고 하기는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p.9
‘소설가란 불필요한 것을 일부로 필요로 하는 인종’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p.23
epiphany – 어느 날 돌연 뭔가가 눈앞에 쓱 나타나고 그것에 의해 모든 일의 양상이 확 바뀐다 라는 느낌입니다.
p.46
나는 너무 개인적인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나라는 인간속에는 나 자신의 고유한 비전이 있고 거기에 형태를 부여해나가는 고유한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그 프로세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포괄적인 삶의 방식에서부터 개인적이 되지 않을 수 없는 면이 있습니다.
p.78
납득할 만한 작품을 하나라도 더 많이 쌓아 올려 의미 있는 몸집을 만들고 자기 나름의 작품계열을 입체적으로 구축하는 것
p.100
내가 하고싶은 것을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나가자고 처음부터 마음을 정했습니다.
시스템은 시스템대로 해나가면 될 것이고 내쪽은 내쪽대로 해나가면 된다.
…표현자의 말단으로서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최소한의 자유라고 생각
p.104
나는 무엇을 추구하는가 라는 것보다 오히려 ‘뭔가를 추구하지 않는 나 자신은 원래 어떤 것인가’를
…쓸고 싶지 않을 때… 쓰지 않기 때문
p.110
아주 심플한 표현이지만 이것이 오리지낼리티의 정의로서는 가장 이해하기 쉬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선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그리고 틀림없이 그 사람 자신의 것인 어떤 것.’
p.113
아무튼 닥치는 대로 읽을 것. 조금이라도 많은 이야기에 내 몸을 통과시킬 것. 수많은 뛰어난 문장을 만날 것. 때로는 뛰어나지 않은 문장을 만날 것.
p.119
뭐 세상은 그렇다 치고, 어떻든 소설가를 지망하는 사람이 할 일은 재빠른 결론을 추출하는 게 아니라 재료를 최대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축적해나가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p.122
상상력이란 그야말로 맥락 없는 단편적인 기억의 조합combination을 말합니다. 단어의 의미상으로는 좀 모순된 표현으로 들릴지도 모르지만, ‘유효하게 조합된 맥락 없는 기억’은 그 자체의 직관을 갖고 예견성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스토리의 올바른 동력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p.126
내 마음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측면을 마치 촘촘한 그물망으로 미묘한 그림자를 길어 올리듯이 그대로 쓱쓱 형상화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p.145
장편소설은 말 그대로 ‘긴 이야기’이기 때문에 구석구석까지 나사를 팽팽히 조여버리면 독자는 숨이 막힙니다. 군데군데 문장을 헐렁하게 풀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p.153
공장 등에서의 제작 과정에, 혹은 건축 현장에 ‘양생’이라는 단계가 있습니다. 제품이나 소재를 ‘재워둔다’는 것입니다. 그냥 가만히 놔두면서 바람을 쐬게 한다, 혹은 내부가 단단히 굳도록 한다는 것이지요.
p.154
작가의 본능이나 직감은 논리성이 아니라 결심에 의해 좀 더 유효하게 이끌려 나옵니다. 숲을 몽둥이로 두드려 안에 숨은 새를 날아오르게 하는 것과 같은 일입니다. 어떤 몽둥이로 두드리든, 어떤 식으로 두드리든, 그 결과에 큰 차이는 없습니다. 아무튼 새를 날아오르게 하면 그걸로 좋은 것입니다. 새들의 움직임의 역동성이 고정되어가던 시야를 뒤흔듭니다.
p.162
온천물… 지이잉…
‘시간에 의해 쟁취해낸 것은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는 믿음
…시간을 소중하게, 신중하게, 예의 바르게 대하는 것은 곧 시간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p.167
‘시간과 밀물 썰물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쪽에서 기다릴 생각이 없다면 그런 사실을 분명하게 받아들이고 이쪽을 스케줄을 적극적으로, 의도적으로 설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즉, 수동적이 아니라 내쪽에서 적극적으로 도전해가는 것입니다.
p.169
자신의 ‘실감’을 믿기로 하십시다.
p.171
이건 내 인생에서 아무튼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라는 것
p.187
행운이란 무료 입장권
p.197
어린아이들은 갱도의 카나리아처럼 그런 탁한 공기를 가장 먼저,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도망칠 곳이 부족한 사회
p.223
개인 회복 공간
내 주위의 상황을 둘러보고 그곳에 있는 부자연스러움이나 모순이나 기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을 정면으로 따지고 들어갔다면 아마 막다른 곳에 내몰려 고통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그와 동시에, 다양한 종류의 책을 샅샅이 읽으면서 시야가 어느정도 내추럴하게 ‘상대회’된 것도 십대의 나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묘사된 온갖 다양한 감정을 거의 나 자신의 것으로서 체험하고, 상상 속에서 시간과 공간을 자유롭게 오고 가면서 온갖 신기한 풍경을 바라보고 온갖 언어를 내 몸속에 통과시키는 것으로 내 시점은 얼마간 복합적인 것이 되었습니다.
즉, 현재 내가 서있는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뿐만이 아니라 조금 떨어진 다른 지점에서 세계를 바라보는 나 자신의 모습까지
…자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면 아무래도 세계가 부글부글 끓어서 바짝 졸아듭니다.
온몸이 긴장하고 발걸음이 무거워져 자유롭게 움직이기가 어렵습니다.
…나 자신망의 별도의 제도를 멋지게 확보
…개인으로서의 삶의 방식
p.226
지금 이곳의 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정확히 바라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 다양한 사이즈의 내 것이 아닌 구두에 발을 밀어 넣고, 그것으로 지금 이곳에 있는 나 자신을 종합적으로 검증해보는 것
p.256
자신을 상대화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영혼을 지금 존재하는 것과는 다른 형식에 끼워 맞추는 것을 통해, 살아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다양한 모순이나 뒤틀림, 일그러짐 등을 해소해나간다는 것입니다.
p.260
최소한 나 자신이라도 즐거웠으니까 괜찮아
p.270
텍스트라는 것은 하나의 총체, whole, 블랙박스입니다.
…한덩어리의 텍스트로서 기능
…텍스트의 역할은 각각의 독자에게 저작
…독자는 원하는 대로 마음껏 풀어서 저작
p.320
자신을 수동 태세
…자신을 죽이고
…상대의 본모습을 조금이라도 자연스럽게, 이른바 텍스트로서, 있는 그대로 흡수
p.322
이야기-스토리라는 것은 인간의 영혼 밑바닥에 있는 것
…근간에서부터 서로 이어줍니다
p.326